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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후에도 노동으로 자산 격차를 좁힐 수 있을까

pjnownow

AI와 자동화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드는 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미래를 종종 생각합니다.

생산비가 내려가고 시장 경쟁이 작동한다면, 판매 가격에도 하락 압력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술이 사람의 노동을 대체해 일자리와 소득까지 줄인다면 어떨까요.

물건은 싸지는데, 그것을 살 돈을 버는 일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떠올리는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AI와 자동화가 많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비를 낮춥니다. 동시에 사람의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어 대규모 실직이 발생하고, 노동소득에 의존하던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듭니다.

정부는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소득을 지급하거나, 대규모 양적완화 같은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대응이 줄어든 소득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지, 생산비 하락과 정책 대응이 맞물렸을 때 실제 물가는 어떻게 움직일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가격 하락보다 소득 감소의 영향이 더 큰 경우입니다.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이 더 빠르게 줄고, 늘어난 생산의 이익도 소비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수요는 오히려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 경로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얼마나 생기는지, 생산성 향상의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소득을 보완하는 제도가 얼마나 빨리 작동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다만 제가 그리는 미래로 큰 충격 없이 연착륙하려면 꽤 빡센 조건들이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공황에 가까운 충격을 한두 번 겪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 생각은 결국 개인의 삶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생산성 향상의 이익이 기업과 생산수단을 소유한 쪽에 집중되고, 노동으로 벌 수 있는 소득은 줄어드는 구조가 된다면, 앞으로 5~10년 동안 일정 수준의 자본을 쌓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떤 기회가 남을까요.

자본소득 외의 방법으로는 이미 자산을 보유한 기성세대의 부를 넘어서는 일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AI 이전에도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 어려움이 더 커져, 노동으로 격차를 좁힐 가능성 자체가 거의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여기서는 기존 자본주의와 사회 체제가 완전히 붕괴하는 경우는 제외하려고 합니다. 제게는 핵전쟁처럼, 상상할 수는 있어도 그 이후 개인의 삶을 어떻게 준비할지까지 생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제가 놓친 가정이 있는지, 혹은 전혀 다른 미래를 그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예상하는 미래가 다가온다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자산을 쌓는 문제뿐 아니라, 그 안에서 일과 삶에 어떤 의미를 두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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